항목 ID | GC08501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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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監司孫舜孝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북도 영덕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은정 |
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2년 - 「울티재와 감사 손순효」 『영덕군지』에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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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지명 | 울티재 - 경상북도 영덕군 창수면 창수리 |
성격 | 설화|전설 |
주요 등장 인물 | 손순효|원님|하인 |
모티프 유형 | 요물을 퇴치한 영웅 |
[정의]
경상북도 영덕군 창수면에서 감사 손순효와 울티재에 관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울티재와 감사 손순효」는 울티재의 지명 유래 전설이면서, 시를 지어 부정함을 제압하는 능력을 지닌 손순효(孫舜孝)[1427~1497]에 대한 인물 전설이다. 이야기의 배경이 된 울티재는 영덕군 창수면과 영양군 경계에 있는 독경산(讀經山)의 줄기로 읍령(泣嶺), 울령(蔚嶺), 울치재라고도 불린다. 창수리에서 영양군으로 넘나드는 산길인 울티재는 높고 험하며 계곡이 깊기 때문에 여기와 관련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채록/수집 상황]
「울티재와 감사 손순효」는 2002년 영덕군에서 발행한 『영덕군지』에 수록되어 있는데, 『영덕군지』에는 채록 경위가 밝혀져 있지 않다.
[내용]
울티재가 워낙 험하다 보니 나그네가 석양에 재를 넘으면 반드시 참상(慘狀)을 입었다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녁이 되면 재를 넘기를 꺼렸다고 한다. 어느 날 원님이 울티재를 넘어오다가 길에서 풀벌레를 보고 하인에게 “저 벌레가 무슨 벌레냐?” 하고 물었다. 그러자 하인이 “버마재미[범아재비의 방언]입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산길을 조금 더 지나오는데 갑자기 범이 나타났다. 원님은 겁이 덜컥 났으나 정신을 차리고 “내가 오다가 자네 백부(伯父)를 만났으니 길을 비켜라.” 라고 했는데, 범이 길을 비켜 주어 위기를 모면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곳에서는 울티재와 관련된 또 다른 이야기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울티재는 영해 고을의 교통의 요충지인데, 영해 고을을 오고가는 대소의 관리들이 처음 이 고개를 넘으면 반드시 죽임을 당하곤 하였다. 그래서 관리들이 모두 영해 고을에 부임하는 것을 꺼리게 되니 조정에서는 큰 걱정이었다. 그때 손순효(孫舜孝)가 나섰고 손순효가 경상도 감사가 되자 바로 울티재로 내려왔다. 주위를 살피던 감사 손순효의 눈에 오래된 나무가 한 그루 눈에 띄었다. 손순효는 칼을 뽑아 그 나무를 베어 버렸다. 그랬더니 그 나무에서 하얀 진액 같은 것이 피처럼 흘렀다. 손순효는 그것을 직접 닦아내고 다음과 같이 글을 쓰고 읊었다.
여읍화산호만세(汝揖華山呼萬歲)[너희들이 공손히 화산곡을 만세토록 부른다면]
아장윤명위군맹(我將綸命慰群氓)[내 장차 임금의 명을 받아 너희들을 위로하리라]
개중경중수능회(箇中輕重誰能會)[개개 일들의 가볍고 무거움을 누가 능히 헤아리랴]
백일소연조양정(白日昭然照兩情)[밝게 비추는 해님이 우리 양 충정을 비추어 주지 않는가]
그러자 갑자기 하늘에서 마치 누군가 슬피 우는 것처럼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 후 이 고개에서는 다시는 그런 흉사(凶事)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재를 울고 넘는 고개라는 뜻으로 울티재[泣嶺]라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 일이 있은 후에는 괴이한 일이 없어졌다 하여 ‘파괴현’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울티재와 감사 손순효」의 주요 모티프는 '요물을 퇴치한 영웅'이다. 손순효는 모두가 부임하기를 꺼리는 영해 고을에 감사로 내려와 부정한 기운을 지닌 나무를 알아보고 베어낸 다음 시를 지어 그 기운을 제압하였다. 이 점에서 이 이야기는 '요물을 퇴치한 영웅'의 한 변이형이라 할 수 있다. 영웅 대신에 지방 관리가 등장하고 요물은 오래된 나무이다. 관리이자 성리학자인 손순효가 요사한 기운을 지닌 나무를 베어 버린 것은 상층의 유교 질서가 하층의 민간신앙을 부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손순효가 나무를 벤 다음 나무에서 흐르는 진액을 직접 닦아내고 위로의 글을 썼다는 것은 민중의 민간신앙을 어느 정도는 존중해 주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설화는 영덕군에서 전해지는, 팔령신을 물리친 우탁(禹倬)[1263~1342]에 관한 「팔령신과 역동 선생」과도 일맥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