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501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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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娥妓堂城隍堂 |
이칭/별칭 | 수구당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성내3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곽현희 |
[정의]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성내 3리에 있는 한 사당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아기당 성황당」은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성내3리에 있는 한 사당이 아기당이라고 불리는 유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옛날 예주에 부임한 부사들이 원인도 모른 채 계속해서 죽는 일이 있었다. 그중 한 부사가 죽은 여인과 여인의 아기를 위해 사당을 짓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때 지은 사당을 죽은 여인과 여인의 아기를 모신 사당이라고 하여 아기당이라고 부른다.
[채록/수집 상황]
2002년 영덕군지편찬위원회가 간행한 『영덕군지』에 수록되었고, 2010년 한국학술정보에서 간행한 『내고향의 전설: 경북군 편』 및 2014년 영덕문화원에서 간행한 『영해면지』에 수록되어 있으나, 세 책 모두 채록 경위는 밝히고 있지 않다.
[내용]
옛날에 기생을 사랑한 한 예주부사(禮州府使)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해, 예주부사가 사랑하던 기생이 여자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잘못하여 꽃다운 나이에 죽고 말았다. 사랑하던 기생의 죽음으로 부사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시름에 잠겨 지냈다. 그러던 중 부사의 마음을 헤아린 한 마을 사람이 기생의 화상(畵像)을 그려 부사에게 바쳤다. 부사는 그 화상을 자신의 서재에 걸어 두고 죽은 기생을 그리워하다가 결국 병을 얻어 죽고 말았다. 부사가 죽은 후, 기생의 화상이 사라졌다. 마을 사람들이 기생의 화상을 여러 달 찾았으나 행방이 묘연하여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마을에 부사가 새로 부임해왔다. 그런데 부사가 부임해 온 다음날 새로 부임한 부사가 죽었다. 이상한 일이었지만 아무리 하여도 부사가 죽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나 새로운 부사가 부임해왔다. 그런데 새로 부임한 부사도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죽자, 다들 두려워하며 부임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때 한 사내가 부사로 부임해왔다. 부임한 첫날밤 수비를 강화하고 촛불을 밝힌 채로 밤을 지내던 중 갑자기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왔다. 불어온 바람에 촛불이 꺼지자 곧 머리를 풀어 헤친 소복 차림의 여인이 부사 앞에 나타났다. 부사는 여인을 큰 소리로 꾸짖으며 나타난 연유를 물었다. 그러자 여인은 부사에게 자신의 처지와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배가 고프다고 말하였다. 여인의 말을 들은 부사가 여인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자 여인이 순순히 물러갔다. 다음날 부사는 마을 사람을 불러 죽은 부사와 기생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 기생의 화상을 그리게 하고, 기생의 딸을 위해 사당을 지어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날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
이 일이 있은 후부터 기생과 어린아이를 모신 사당이라고 하여, 이 사당을 '아기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또는 '수구당'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현재 성내3리 장수골에 있는 마을 제당이다. 이 당에 제사를 잘 지내면 그 해 농사가 잘 되고 마을이 평안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온갖 화(禍)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아기당 성황당」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사당 이름의 유래', '부사의 죽음', '귀신의 소원' 등이다. 「아기당 성황당」 은 죽은 여인의 소원을 들어주고 목숨을 건진 예주부사의 이야기이다. 새로 부임한 부사는 죽은 여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다. 죽은 여인과 여인의 아기는 마을의 수호신인 서낭신이 되었고, 여인의 화상과 아기를 모신 사당은 서낭당[성황당]이 되었다. 죽은 사람의 원이나 한을 풀어주는 신원설화(伸冤說話)이며, 신의 내력을 설명하는 내력담이자, 사당의 유래를 설명하는 지명 유래담이다.
신원설화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설화로서 대표적으로 「장화홍련설화」, 밀양의 「아랑설화」 가 있다. 신원설화는 원한을 지닌 채 죽은 여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자신이 살던 마을의 사또나 부사에게 원한을 해결해달라고 청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덕군 영해면에 전해지는 「아기당 성황당」 이야기 또한 이러한 신원설화의 내용 전개를 따른다. 그러나 영덕군 영해면의 「아기당 성황당」 이야기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부사와 기생의 사랑 이야기가 있어 주목할 만하다. 또한 주인공 여인이 죽은 이유도 산후조리 때문으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해 원한을 가진 귀신으로 등장하는 다른 신원설화의 주인공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특징적이다. 하지만 「아기당 성황당」의 죽은 여인이 다른 신원설화들의 귀신들처럼 원한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이야기 속에서 새로 부임한 부사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고, 마을의 번영과 평안을 좌지우지하는 힘을 가진 존재로 나타난다. 이처럼 「아기당 성황당」 에 등장하는 죽은 여인의 형상 속에는 사람이 죽은 후에도 어떠한 인격적 존재로 남아 있으며, 사람과 접촉하거나 위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여기는, 옛 영덕 사람들의 민간신앙적 사고가 내재되어 있다.
같은 지역에 전해지는 「아기당 성황당」 이야기 중에는 부사와 사랑을 나누는 여인으로 기생 대신 부사의 정실 부인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죽은 여인이 새로 온 부사의 꿈에 나타나는 내용은 동일하며, 다른 점은 부사의 아내와 딸이 죽는 이유가 친정으로 가던 중에 호랑이에게 잡아 먹혔기 때문이라는 이유인 것과 사당에 모신 부인의 화상이 불탄 적이 있다는 내용이 이야기의 후반부에 첨가된 점이 다르다.